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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베이비 붐 세대 은퇴와 주택시장의 향후 판도[백성준 교수]
WRITER 관리자 WRITEDAY 2010-03-24
어느 나라나 고령화에 의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사회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온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가 중 고령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그 충격이 더욱 클 전망이다.

2006년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인구의 20차지)에 도달한 일본이나 이탈리아, 2009년에 도달한 독일과 비교해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고령화사회(7%, 2000년)에서 고령사회(14%, 2018년)에 도달하기까지 18년, 초고령사회(2026년) 도달에는 8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노령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몇몇 전망지표가 더 있다. 205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생산가능인구의 77.4%에 달해 일본(81.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2050년 65세 이상 노인 중 비경제활동인구비율은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91.4%로 3위에 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노인인구 부양을 위한 국가적인 부담 즉, 생산가능인구 또는 경제활동인구가 지게 될 부담은 매우 클 것이다.

외국의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 은퇴에 관한 연구를 보면, 은퇴 후 먼저 소비가 줄게 된다. 평생소득이 감소하게 되면서 소비를 줄이는 행태를 보인다. 그리고 위험자산이나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가 줄고 안정성과 현금흐름을 보다 중시하는 투자 양상을 보인다. 주식투자보다는 채권투자 등에 더 관심을 보인다. 또한 주택 등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지출은 35~44세 연령대에서 절정에 달한 후 45세부터는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35~44세 연령층은 마지막으로 주택을 구입할 가능성이 가장 큰 계층인데, 이 시기는 부양자녀와 함께 사는 숫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이고 넓은 공간에 대한 수요가 일생 가운데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45세부터는 대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정년 이후에는 더욱 주택구입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게 된다. 필연적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인구의 증가는 소비 감소, 안전자산 선호, 부동산가격의 장기적인 하락 등을 수반한다.

2010년은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는 첫해이다. 평균 정년이 55세로 다른 나라에 비해 짧은 것도 문제지만, 은퇴 시에 받을 퇴직금이 적어 충분한 노후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의 딱한 처지이다. 자녀들의 교육비용, 결혼자금 마련하느라 자신들의 여생을 준비할 겨를이 없었고, 재산이라고는 집 한 채가 전부인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는 사회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까? 우선, 소비지출의 감소가 뒤따를 것이다. 가계의 지출경비는 가장의 연령이 45~54세가 될 때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55세 이상의 연령대부터는 지출되는 경비가 감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정년이 55세인 우리나라에서는 소비감소 현상이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외국의 연구에서 보듯이 주택구매의 패턴도 변할 수 있다. 정년 이후 뿐만 아니라 가장의 나이가 45~54세인 세대의 경우에도 고용불안, 높은 사교육비 부담 등으로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또한 규모별 주택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큰 규모의 주택수요는 감소하든지 정체되는 반면, 소형 주택의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7년 당시 주택을 보유한 35~44세의 가장들을 예로 들어보기로 한다. 이들은 2010년에 48~57세가 되는데, 대체로 2000년대 초반에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한 주택을 통한 자산증식을 경험하였고 상당수가 대형의 고급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2008년부터 은퇴하기 시작하였고 2010년에는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만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고용여건이 더욱 악화될 경우, 이 계층이 보유한 대형평형의 주택처분이 현재보다 더 늘어나면서 주택매물은 증가할 전망이다. 신규 공급되는 대형평형의 아파트가 미분양으로 인해 적체된 가운데 기존 대형평형의 주택매물까지 얹히면 공급은 넘쳐날 것이다.

반면, 대형평형의 주택수요는 현재보다 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질 경우, 경제적인 필요상 규모가 작은 주택을 구입하여 살든지, 보유한 주택은 임대하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른 주택에 임차로 살 수밖에 없다. 그리고 45~54세의 가계도 고용여건이 불안하고 경제여력이 부족하여 대형주택의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

따라서 향후 주택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며 대형평형의 경우에는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하향 안정세에 무게를 두게 된다. 외환위기 후 2000년대 초반 지속되었던 초유의 저금리 상황과 경기회복 차원에서 취해진 양도세 감면조치, 그리고 상대적으로 큰 시세차익 실현이 대형평형의 주택수요를 늘렸고 투자도 촉발하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금융정책당국이나 금융기관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어서 대형평형의 주택수요 재촉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주택신문 칼럼니스트 백성준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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