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평짜리 고시원이 '월세 150만원'
상경수험생 대상 도넘은 방장사… 상경수험생 대상 도넘은 방장사
대입 수능시험이 끝난 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논술학원가에 지방 수험생 및 학부모들이 대거 몰리면서 인근 다세대 건물이나 원룸, 고시원 등이 도를 넘는 고가의 방 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학원가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능시험을 전후해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한 강남구 개포동과 대치동, 역삼동 인근 원룸 월세 가격이 최소 월 100만 원 수준으로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받는 월세의 2∼3배가 넘는 고가로 어지간한 호텔 숙박비에 육박하는 금액이지만 수요가 몰린 탓에 내놓는 당일 곧바로 나갈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주인들이 부르는 게 값이 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대치4동 인근 원룸촌에 단기 임대 문의전화를 한 결과 남은 방이 10개도 채 되지 않았고 그나마 100만 원이 훌쩍 넘는 월세를 요구했다.
2평 남짓한 낡은 고시원 방값으로 한 달에 150만 원 넘게 받는 곳도 있었다. 열악한 시설을 지적하며 방값을 깎아줄 것을 요구하자 주인은 "50개 방 중에 남은 방이 2개뿐"이라며 거절했다.
지방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고가의 논술학원비에 호텔비에 육박하는 방값까지 부담해 가며 '울며 겨자 먹기'로 입시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경남 진주에서 수험생 딸과 함께 올라온 한 학부모는 "방값이 너무 비싸지만 지방에서 논술학원을 다니는 것은 너무 불안해 어쩔 수 없다"며 "가뜩이나 예민한 수험생 딸을 친척집에 머물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호텔들도 '논술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 비즈니스 호텔 관계자는 "수험생을 투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이어진다"고 말했다.
해당 호텔은 하루 숙박비만 15만 원 상당으로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 대학별 논술 일정을 마치려면 숙박비만 200만 원이 넘는다. 호텔에서 만난 한 수험생은 "아침을 먹으려고 식당에 가면 같은 처지의 수험생들을 자주 만난다"며 "내가 본 수험생만 20명이 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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